일본 교복업계의 양대 거성, OZAKI와 AKASHI-
일본 최대의 세라복 생산지는 어디일까요? 그것은 오카야마 현 쿠라시키 시의 코지마입니다.
간척지로 만들어진 드넓은 농지의 코지마에서는, 염분이 많은 토양에 적절한 면의 재배가 번성
했습니다. 그리고 그 조건이 코지마를 일본 유수의 섬유업 도시로 발전시킵니다. 전통적 형태의
의류 생산이 주류를 이뤘던 다이쇼 시대는 말기에 접어들며 평상옷의 급속한 양장화가 이뤄졌고,
그에 따라 섬유업계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필요로 했습니다. 거기에서 생각해 낸 것이 학생복의
생산이었습니다.

당시는 분명히 가쿠란과 세라복의 시대였습니다. 코지마의 학생복 산업은 차근차근 매상이 늘어,
전쟁이 끝나고 쇼와 38년(1963년)에는 무려 1006만벌 생산의 대기록을 달성하기도 했습니다. 그
러나 시대가 바뀌어, 아예 교복제도를 폐지하는 학교나 블레이저 코트로 바꾸는 학교가 늘어나
쇼와 45년(1970년)에는 생산량이 반 이하로 떨어지기도 했습니다. 교복의 소재가 무명에서 나일
론이나 테트론 등의 합성섬유로 바뀌어간 것도 한 이유입니다.

그 이후로는 청바지 업계로 진출한 업자도 있었습니다만, 어쨌든 현재도 '학생복 전국 공급 70%'의
압도적인 숫자를 자랑하고 있습니다.


위 글에서는 일본 최대의 교복 생산지로 코지마 지역을 꼽고 있는데, 과거 바로 그 지역을 기반으로
성장한 두 교복 업체가「오자키상사(尾崎商事)」와「아카시 피복흥업(明石被服興業)」입니다. 특히
'부동의 업계 1위 메이커', 오자키상사(尾崎商事)는 1854년에 창업, 현재까지 150년이 넘는 장구한
역사를 가진 회사이기도 합니다.

이 두 업체야말로 일본의 교복업계를 양분하는 거대 메이커라고 할 수 있을텐데, 과거에는 제각기
자신의 브랜드(오자키 상사-간코 학생복, 아카시 피복흥업-후지 요트)로 그 위상을 뽑냈습니다만,
80-90년대를 넘기며 '교복의 고급화와 디자이너 브랜드 선호'라는 시대의 요구에 따라 이 두 업체는
브랜드 고급화 전략은 물론 유명 디자이너와의 제휴 생산으로 그 요구에 부응합니다. 우선 오자키
상사의 교복 브랜드를 보면-

보시다시피 면면이 매우 화려합니다. ELLE 브랜드부터 오노즈카 아키라, 코시노 준코 등의 초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까지. 물론 전통의 간코 브랜드 역시 고급화 전략으로 차별화를 꾀했지요.

* 우리나라 같은 경우, 하나의 기업 아래에 다양한 교복 브랜드를 가진 경우가 드물어 이해가 다소
어려운 경우도 있을 듯하여 다른 예로 부연설명을 하자면, 과거 나산그룹 휘하에 조이너스, 꼼빠
니아, 메이폴, 예츠 등의 브랜드가 있던 것처럼, 오자키 상사의 자사/제휴 브랜드로서 저런 다양한
교복 브랜드가 있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굳이 이렇게 여러 브랜드로 영업을 하는 것은 당연히,
각 브랜드마다 다른 마케팅 대상을 가져 그 브랜드 이미지 구축과 영업전략의 효율을 극대화하는
방편입니다. 이를테면 100% 울 재질의 최고급, 최고가의 교복을 원하는 사립교를 대상으로 하는
최고급 브랜드-하나에 모리 학생복 등-부터 중저가 교복을 원하는 원하는 국공립교 대상의 브랜드
에 이르기까지요. (물론 공립교 교복 중에서도 고급 브랜드를 추구하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사립교
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비 메이커 교복'을 채택하는 예외는 얼마든지 있습니다만) 또한 디자이너
브랜드의 경우에는 각 디자이너에 대한 선호가 다르므로 이렇게 브랜드의 다양화는 어쩌면 당연한
수순이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그 라이벌이라고 할 수 있는 아카시 피복흥업 역시 만만찮은 브랜드를 포진시키고 있습니다.

그 유명한 하나에 모리 브랜드부터 전통의 후지요트 브랜드에 이르기까지.

또 이런 오자키 상사와 아카시 피복흥업 이외에도 마루오 라이온 학생복이나 시라유리 학원의 교복
지정업체 프란시스코가 소속된 동경학교복협동조합 등, 다양한 브랜드가 있는 곳이 일본의 교복업계
입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상위 4대 메이커(스마트, 아이비 클럽, 엘리트 학생복, 스쿨룩스)가 전체 시
장의 70% 이상을 장악하고 있다고 하는데, 일본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아 상위 업체에 의한 시장
주도가 이뤄지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개별구매 시스템을 가진 우리와는 달리 일본은 학교
측이 교복 업체와 일괄적인 납품계약(학교 측에서 주문하는 것)을 맺는 경우가 많아 더더욱 그러한
브랜드 종속현상이 심화되고 있다는 듯.

학생과 학교 측의 입장에서는 브랜드 교복이라는 자부심이 마음에 들겠지만, 교복 애호가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몇몇 업체로 교복업체가 국한되면 디자인의 다양성이 축소될 여지가 있으므로(새 교복을
지정하면 교복의 디자인까지 교복업체에 위임하는 경우가 많으니까) 그 부분만큼은 다소 우려가 되는
부분이라 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날이 갈수록 독특하고 참신한 디자인의 교복이 사라져가는 이유 중
에는 그러한 시장재편의 영향도 분명히 있지 않을까 합니다.
by 리라쨩 | 2006/08/01 19:04 | 칼럼 | 트랙백(1) | 덧글(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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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cked from 좀 더 은밀히 돌을 던.. at 2007/02/11 20:33

제목 : 교복이 70만원?
아무리 시대가 변했다지만.... 70만원짜리 교복을 보면서 당연한듯 받아들여야 한다는건 아니라고 본다. 아직도 연탄 태우는 사람이 있고, 70만원은 아직도 쉽게 벌 수 있는 돈이 아니다. 책 물려 받고 교복 불렵입던게 그리 오래된 일도 아니다. 단지 돈문제가 아니라 이건 정신의 문제이다. 오히려 내가 철없던 시절에는 두발제한과 교복이 너무 싫었다. 마치 자유를 탄압 받는것 같았다. 우리 또래들의 정서가 그랬다. 그런......more

Commented by flyover2u at 2006/08/01 19:19
상당히 세분화되어 있네요.
역시 시장 규모가 크면 브랜드화, 전문화는 필수인 듯 :)
Commented by 사바욘의_단_울휀스 at 2006/08/01 20:30
한국은 시장이 협소한걸까요?
아니면 학생이 아닌 몇몇 개인이 교복 결정에 미치는 영향이 강해서 그런걸까요?
Commented by Tumnaselda at 2006/08/01 21:23
거대 기업이 있게 되면 아무래도 다양성이 줄어들게 되겠죠. 그래도 라이벌관계가 성립되고 있으니 다행이라나 뭐라나...
사바욘의_단_울휀스님//교복 선택권을 가진 사람들은 교복따위는 아무래도 좋다는 생각을 하지 않겠습니까. 절대 시장이 협소하지는 않죠.
단 구매권을 가진 사람만 본다면 극협(...)
Commented by 比良坂初音 at 2006/08/02 00:08
으음;; 합성섬유라....그런것보다는 역시 무명이 좋은데 말이죠
Commented by 세실 at 2006/08/02 00:42
역시 한국처럼 좁은 시장이 아닌 거대시장을 가진 일본은 교복도 많은 브랜드를 가지고 있군요~ 부럽기도 합니다~
Commented by MR 여 at 2006/08/02 00:49
교복이 자양해지지 않는다는점은 슬픈걸요
Commented by marlowe at 2006/08/02 08:28
일본도 한국처럼 유명스타들이 교복 모델을 하나요?
그나저나 이런 고가 전략이 학생들과 학부모들에게 부담이 될 것 같군요.
(사립학교에 보낼 정도라면 어느 정도 돈은 있겠지만요.)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6:56
flyover2u/ 그것도 그렇고, 아무래도 '메이커 교복'이 대중에게 어필된 시기의 차이가 있다보니.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6:58
사바욘의_단_울휀스/ 우리나라 교복 시장의 규모도 연간 약 3천억 정도 되니까 그리 작은 시장
이라고만은 할 수 없겠습니다만, 일단 현재로서는 '브랜드 중에서 고르는' 시기가 아니라 '비
브랜드 교복과 브랜드 교복 사이에서 고르는' 정도의 감각인지라(이제 슬슬 그 시기는 벗어
나는 느낌입니다만) 교복 업체에서도 아직까지는 딱히 다양한 브랜드 라인을 선보일 이유가
없었겠지요. 차후 저출산율 문제가 피부로 와 닿는 시기가 되어 경쟁이 심해지거나, 우리나라
에서도 '고급 브랜드 교복'의 수요가 발생한다면 점차 늘어날 수도 있지 않을까 합니다.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02
Tumnaselda / 네, 일단 독점 시장은 피했고, 그렇다고 하더라도 일단 나름대로 독립적인
브랜드들이 여럿 나와있으니 디자인의 통일이라던가 하는 문제는 당장 걱정할 문제는 아니겠
습니다만. ^^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03
比良坂初音/ 원가 문제도 있고, 이런저런 사정이 있다보니. ^^;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04
세실/ 시장 규모도 규모지만, 교복 디자인도 학교의 세일즈 포인트(?)가 되는 부분일 정도로
교복에 대한 관심이 높다보니까 더욱 그런 점이 활성화되는 것 같습니다.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05
MR 여/ 유행이라는 것이 있으니까요. 지금은 블레이저의 시대- 생각해보면 과거의 사람들은
반대로 "아~ 세라복의 유행 덕분에 하카마의 시대가 가고 있구나. 아쉬워!"라고 했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12
marlowe/ 탤런트 야마구치 모에도 과거 교복 모델로 나온 적이 있었고, 하이틴 급 신인모델들은
종종 나오는 경우도 있습니다만 기본적으로 우리처럼 톱스타들을 내세우는 정도는 아닌 편
입니다. 우선 오자키 상사의 광고들만해도 기본적으로는 "학생들의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주 컨셉으로 삼는 광고전략을 취하고 있고요.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2 17:12
이사유/ 그러고보니 청소년 시기, 학교를 배경으로 하는 드라마라면 의상협찬으로 교복업체가
끼여있을 수도 있겠네요.
Commented by 네코쨩 at 2006/08/07 08:43
이야... 정말 전문적이랄까...멋지군요. 한국에도 저런 비슷한(같은 걸 바란다는건 무리겠죠-_-) 곳이 있을까요^^;;;
한국도 점점 교복이 다양화되어가고 있으니 머지않아 생길거란 기대감이 있네요^^
Commented by 리라쨩 at 2006/08/09 18:19
네코쨩/ 수요가 생긴다면 충분히 가능성이 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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