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지망과 교복 디자인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중고교에 입학하게 되면 제일 먼저 신경 쓰이는 것 중 하나는 '교복'입니다. 하루
이틀도 아니고 무려 3년을 매일같이 입어야 하는 옷인데, 그 디자인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 얼마나
짜증나는 일이겠습니까. 더군다나 한창 외모에 신경이 쓰일 사춘기인데 말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학교를 지망함에 있어서 '교복'은 의외로 중요한 학교선택의 척도 중 하나가 됩니다.
물론 가장 기본은 학교의 평판(성적 등)과 남녀공학 여부겠지만요. 설령 학교선택에까지 영향을 끼
칠 정도로 옷에 큰 미련을 두지는 않는다고 치더라도, 분명히 학교에 입학하면서 그 학교에 대한 만
족이랄까, 하는 부분에 있어서는 역시 큰 영향을 끼친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사실 이 글을 쓴 저 역시, 중학교 때, '이제부터 교복을 입는다'라고 생각하며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새로 입학할 학교의 교복을 처음 봤을 때, 생각보다 너무나 촌티나는 디자인(사춘기 특유의 까탈스
러운 시선이 아니라, 정말로 70년대 시골 할아버지들이나 입고 다닐 법한 누런색 작은 체크남방 셔
츠에 남/보라색 체크재킷이었습니다)에 굉장히 속상했었거든요. 정말 '하다못해 다른 학교 수준의
평범한 디자인이라도 되었으면' 하는 생각과 '다른 학교에 입학한 애들이 부럽다'라는 생각을 했을
정도니까요. 학교의 첫 인상이 그렇게 '실망'으로 다가와서야 학생들이 쉽게 애정을 붙이고 열심히
공부하기는 어렵겠지요. (다행히 고등학교 때는 그럭저럭 평범한 교복이었습니다만)

특히나 소위 '뺑뺑이'로 입학하는(물론 희망하는 순서대로 지망할 수는 있습니다만) 우리나라와는
달리, 대학입시처럼 직접 자기가 원하는 학교를 골라서 시험을 보고 입학하는 일본의 경우, 교복은
중요한 학교선택의 요소가 됩니다. 우리도 그렇지만 일본 학생들도 멋부리는 것이라면 정말 세계
어디에 내놓아도 빠지지 않을 정도로 '열심히' 멋을 부리는 학생들이 많지요. 
(참으로 '열심히' 멋 부리던 한때의 고갸루 열풍. 물론 이 정도까지는 아니더라도, 예쁘고 멋지게
꾸미고 싶은 많은 학생들에게 촌스러운 디자인의 강요는 참기 어려운 고통이겠지요)


게다가 지속적인 출산률 감소로 학생 수가 부족해진 상황에서, 일본의 학교들은 학생 유치를 위해
학생들의 그러한 '멋을 향한 욕구'를 파고들어 예쁘고 멋진 교복 디자인을 하는데 열을 올리게 됩
니다.

그 한 예로, 당시 인기 아이돌이었던 히로스에 료코가 졸업한 시나가와 여학원의 경우, 새롭게 리
뉴얼한 디자인이 큰 인기를 얻어 학교에 지망자가 폭증했고 학교의 위상 역시 덩달아 올라가기도
했습니다. (지망자가 폭증한 덕분에 입학선의 커트라인도 당연히 대폭 상향조정 되었거든요)
좌측부터 시나가와 여학원 고등학교 / 중학교 / 그리고 히로스에 료코의 재학시절 사진. 
파란색 타탄체크 스커트에 노란색 가디건의 고교 춘추복(중간복)과, 빨간색 타탄체크 스커트에
갈색의 재킷, 버버리 스타일의 체크 목도리를 두른 중학교 동복, 그리고 가디건을 입지 않은 중
간복 차림의 고교 시절 히로스에 료코.
   

그러한 '교복 디자인 변경'의 열풍이 몰아닥칠 무렵, 때마침 유명 기성복 디자이너들의 교복 브랜드
들이 하나둘씩 런칭을 하고, 일본의 학교들은 교복 디자인들을 앞다투어 멋진 디자인으로 변경해나
가게 됩니다. 

요즘에는 학교 홈페이지에서도 아예 교복 전문 페이지를 개설하여 교복 디자인을 설명하는 등, 학교
지망을 망설이는 학생들에게 적극적으로 어필하는 학교도 많이 늘어났습니다. 

아래는 그 한 예로, 니혼바시 여학관 중/고교의 홈페이지에 나와있는 교복 디자인 웹페이지입니다.
조금 자세히 들여다보면,
교복 각부에 걸쳐 매우 자세하게, 마치 상품 카다로그라도 늘어놓듯이, 아니, 시판용 의류 카다로
그도 이 정도까지 시시콜콜 설명하지는 않겠다, 싶을 정도로 교복 디자인에 대해 상세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체육복조차도, 유명 스포츠웨어 브랜드 FILA와 계약을 맺고
학교 전용의 디자인을 주문해서 사용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로 학생들의 유치를 위해 힘쓰고 있는 많은 일본의 학교들을 바라보면, 마찬가지로 출산률
저하로 지속적인 학생수 감소 문제를 겪게 될/겪고 있는 우리나라의 학교들도 곧 겪게 될, 아니 어
쩌면 이미 겪고 있는 사안이 아닐까 싶습니다. (확실히 요 근래 몇 년간 교복 디자인을 일신한 학교
들이 많이 늘었고, 학생들의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등 디자인에 나름대로 신경을 쓴 학교가 많아졌
지요)

고가의 교복값 문제나 교복 자체의 효용성에 대한 의문 등 이런저런 많은 골치 아픈 문제가 있지만
어쨌든 당장 오늘도 내일도 교복을 입어야 할 학생들의 입장에선 '예쁘고 멋진 교복'은 언제나 초미
의 관심사가 아닐 수 없습니다. 
by 리라쨩 | 2008/06/21 13:38 | 칼럼 | 트랙백 | 덧글(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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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융나 at 2008/06/21 14:36
이 포스팅을 보니 내 고딩시절은 어땠지?하는 생각이 드네요ㅎㅎ

저희학교는 남학생은 차이나 칼라에 여학생은 치마와 바지를 선택해 입을 수 있었어요.
스커트 모양이 랩스커트라서 돌아다니면 신기하게 쳐다보는 사람이 꽤 많았더랬죠..

체육복의 경우에는...니혼바시 학원은 무려 필라이군요. 저희학교는 르까프였는데ㅋㅋㅋ
이게 시중에서 구입하려면 10만원가까이 되었기 때문에 잃어버리기라도 하면 완전 큰일나요ㄷㄷ
이 때문에 주변학교로부터 부르조아학교란 소릴 듣고 그랬네요. 공립주제에(....)
Commented by 은혈의륜 at 2008/06/21 22:29
중학교때는 아무 생각없이 걍 입고 다니고 고딩때는 사복입었습니다 항가~
Commented by uran at 2008/07/05 21:26
저희학교도 비슷한 경우인가요 ? 신설인데 학교에서 3~5개의 디자인은 물론 예쁜 학생들이 직접 입어서 모델삼아 보여주어서 투표 끝에 교복을 결정했답니다. 동복은 상당히 특이하고 (특히 넥타이가 형광초록검정줄무늬라는 것이)예쁘지만 하복은 상당히 맘에 안드는편-_-;;
Commented by 아루H at 2008/07/08 09:17
제 고등학교 시절도 마찬가지로.. 촌티 팍팍 이였죠.

아니 고등학교 시절은 차라리 나았는데

막 중학교 들어 갔을 시절. 교복 마이가 자주색인건 무슨 센스인지 OTL
Commented by at 2008/07/10 18:08
저는,,중학교때는 남색마이에 회색치마 아주 평범한 디자인이었는데요
고등학교 들어와서 올주름 체크치마에 형광 파란색 리본이어서 무지 맘에 들어요 ㅎㅎ,,
Commented by 유카리 at 2009/06/21 11:21
일본 교복은 다 이쁜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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